제19회 송은미술대상전
2019. 12. 21 - 2020. 2. 15
오프닝: 2019. 12. 20 (금) 오후 6시

송은미술대상은 유망한 미술작가들을 발굴·지원하고자 2001년에 제정된 미술상으로, 매년 공정한 지원 기회와 투명한 심사제를 통해 수상자들을 배출해왔습니다. 2011년부터는 예선 및 본선심사에서 수상자 4인을 선정하고,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전시 형식의 최종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송은미술대상에는 총 260인이 지원했으며,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심사와 본선 실물작품 심사를 통해 곽이브, 권혜원, 이은실, 차지량 작가가 최종후보에 선정되었습니다.

본 전시는 수상작가 4인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자리이자 대상 1인과 우수상 3인 수상자를 최종 확정하는 자리입니다. 최종발표는 전시기간 중에 공지되며 대상 수상자는 우수상 상금 외 추가 상금과 함께 향후 개인전 개최 기회를 지원받습니다. 수상 작가 모두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곽이브 (
b. 1983)

곽이브는 평소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환경과 삶의 구축성이 가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으로 도시환경의 건축을 관찰하며 이를 재조형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업은 주로 스케치한 형태를 페인팅이나 인쇄물과 같은 평면적 매체로 제작하고, 이를 전시될 공간에 결합하여 특정한 임의의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서 평면적 물질이 어떤 조건에서 입체화되는지 살피며, 2차원적인 평면-사고-성질-그림이 3차원의 입체-물질-현상-환경이 되는 현실의 작동방식을 그리고 만든다. 이를 통해 물성과 비물성의 구축 세계를 들여다보며 그 세계와 서로를 닮아가는 사람들의 평범성, 통속적인 연상 체계, 믿음의 구조와 같이 각각의 입장으로 수렴된 입체적 풍경을 기억 및 기록하고 시각화하여 종합된 시간과 개인을 감각하게 하고자 한다.

지난 작업 <면대면1>(2015)에서 곽이브는 건물 유리창의 아침, , 해질 무렵, 밤의 시간에 따른 색의 변화를 담아낸 인쇄물을 같은 종류별로 묶어 전시장 벽을 도배하듯 설치하고, 각각의 면대면을 통해 서로 다른 건물들이 집합된 현대 도시의 풍경을 선보였다. 건축형태를 재조형하는 것에 주목했던 작가의 관심사는 최근 환경과 건축에 따른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 안에 존재하는 시간성, 분절성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스몰과 라지 사이>(2019)는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장 공간 내에 위치한 벽과 창문의 위치, 가벽과 천장의 면적 등 기존에 존재하는 구조를 활용하여 7가지 작업으로 구성한 설치작품이다. 작가는 자기 지시적인 평면 이미지가 지닌 입체적 잠재성과 대량 인쇄된 이미지의 반복이 생성하는 영상성에 주목하며 스몰과 라지 사이를 오가며 자기 사이즈를 가늠하고 적합한 혹은 부적합한 크기로 공간을 구축하는 삶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시장은 유리나 투명 방음벽에 붙이는 버드세이버[1]를 디지털 프린트로 재현한 <면대면6(얼리버드_버드세이버)>, 건물의 내장재로 사용되는 아이소핑크와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등을 재료로 삼아 전시공간의 천장과 가벽을 재구성한 <분홍 천장><네모난 눈>, 그리고 여기에 작가의 작업실에서 가져온 짐을 이용한 설치작업 <포터II>, 페인트, 종이테이프 등 재료로 현장 작업한 벽화 <테이핑><기억하는 수>, 관람객의 모션에 반응하여 작동되는 <티켓>이 더해져 완성되었다.



[1] 버드세이버: 현실의 투명하고 빠른 건축에 따르는 조류의 피해를 막기 위해 건축물의 유리벽 등에 쓰이는 스티커.


권혜원 (b. 1975)

권혜원은 특정 장소가 내재하는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서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영상 작업을 해왔다. 작업은 사소한 과거의 단서에서 시작하여 장소에 대한 개인/집단의 흔적을 추적하는 오랜 조사를 기반으로 한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다양한 공간 경험들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으로 옮겨지고, 다시 하나의 결과물로 재조합된다. 역사의 기술 방식에 관심을 가져온 작가는 과거를 유물로 밀어내는 관습적인 역사의 방식 대신, ‘과거-현재-미래를 하나의 국면 안에 펼쳐 보이면서 공간 경험이 담지하고 있는 새로운 서사 형식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이처럼 우연적인 발견과 상상의 개입을 포함하는 작업은 고정된 과거 인식에서 벗어나는 시공간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권혜원은 신작 영상 <유령과 괴물들의 풍경>(2019)과 다채널 영상과 다양한 반사재질의 재료를 포함한 영상설치 <다정하게, 더 다정하게>(2019) 두 점을 선보인다. <유령과 괴물들의 풍경>은 동굴을 형성한 뜨거운 용암처럼 아주 오래된 존재들로부터, 공항 건설을 위해 거짓 탐사보고서를 내는 학자들까지 지하 용암 동굴에 얽혀 있는 존재들이 출몰하는 풍경을 다룬다. 미래 공항의 아스팔트와 지상에서 내려온 나무 뿌리, 곰팡이, 라스코 동굴의 사슴 벽화, 학살을 피해 동굴로 숨어든 과거의 사람들, 박쥐와 용암과 기화하는 수증기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시간과 존재의 경계를 넘어선 동굴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다정하게, 더 다정하게>는 아크릴과 다이크로익 필름 등의 재료와 다양한 크기의 영상을 비정형 프레임과 비디오 프로젝션을 함께 사용해 상영하는 영상 설치 작업이다. 영상들은 서로 겹쳐지거나 서로를 반영하며 벽면과 바닥에 설치된다. 용암, 지구, 곰팡이 등 비인간적인 존재와 상호작용하는 퍼포머를 통해 자연의 역사 안에서 인간의 역사가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며 때로는 이미지로, 때로는 사운드의 형태로 이를 드러낸다.



이은실 (b. 1983)

동양화를 전공한 이은실은 전통 한국화의 재료와 기법을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외면 받아온 금기인 내재된 욕망을 살펴보는 작업을 이어 왔다. 작가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일반적인 한국화의 범주에서 벗어나 권력에 대한 욕망이나 성적인 욕망, 억압과 혼돈, 그리고 이로부터 비롯된 에너지를 화폭에 담는다. 주로 동물의 신체 형태나 털이 달린 형상을 빌어 은밀하게, 또는 도발적으로 나타나는 인간의 본능은 뿌옇고 몽롱한 배경과 세밀한 묘사가 공존하는 수묵 채색화의 독특한 분위기와 함께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작가는 이처럼 원초적인 욕망의 모습과 근원, 그 이면을 탐구함으로써 사회적 구조로 인해 억압되고 변질된 욕망의 실체를 드러낸다.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장의 메자닌 공간에 설치되는 <은폐된 배란>(2019)은 세로 길이 약 5m의 대형 작업으로, 관람객은 2-3층을 오가며 다양한 높이에서 이를 감상하게 된다. 전면에 설치된 미닫이 문은 작품이 설치되는 메자닌 공간을 기존 전시장에서 분리시키며 기능한다. 문을 열고 닫는 행위를 통해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관음적 장치는 마치 은밀하게 감춰진 누군가의 내면을 엿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와 같은 건축적 요소는 전시장뿐 아니라 화폭 안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보인다. <Superposition State>(2019)는 인간의 1차적인 욕망이 해소되는 장소인이라는 공간을 주제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공간에 쌓여진 욕망이 정해진 틀 안에서 기이하게 변이되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작업이다. 작품의 주를 이루는 시각적 요소인 입체도면은 방과 거실로 이루어진 흔한 가정집을 연상케 하며, 안정된 가정과 규범의 은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BIONIC PENIS, PRESS THE BUTTON!>(2019)는 맹수인 호랑이에 인간의 권력욕을 빗대어 나타낸 작업이다. 화면 중심에 등장하는 호랑이의 성기 주변에 달린 조작 버튼은 야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이은실은 이 외에도 <사라진 음경골>(2019), <Rise like a phoenix>(2019)를 포함하여 총 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차지량 (b. 1983)

차지량은 미디어를 활용한 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시스템과 개인에 초점을 맞춘 주제별 현장을 개설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2008 '이동을 위한 회화'를 시작으로 성장하는 젊은 세대들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일시적으로 공간을 점유하는 프로젝트 'Midnight Parade', '일시적 기업', 'New Home’을 발표했다. 이후 미래의 균형이 어긋난 상황을 공유하는한국 난민시리즈, 해외 이주를 경험한 사람들과 ‘BATS’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장소에서 관객과 만나왔다.


본 전시에서 차지량은 다채널 영상설치 신작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2012.12.20-2019.12.
20)와 공간연출 설치 작품 <개인의 장벽, 개인의 날개>(2019)를 함께 선보인다.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떠나는 삶을 시도한 2012 12 20일을 시작으로 여러 시공간에 머무르며 갖게 되는 시점(perspective)과 개인의 여정을 연주와 편지에 담아 전달한다. 이것은 작가 스스로가 개인의 삶을 점검하는 행위이며, 작가는 전시를 통해 관객과 그 경험을 공유하려 한다.

 
작품 이미지
Art Space